그러나 결국은 항아리 안에 조금 남은 감자를 다 챙겨 > 갤러리

그러나 결국은 항아리 안에 조금 남은 감자를 다 챙겨다 피난을 가고이렇게 커다랗고 둥그렇게 만들면 고령토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아 버린다네요.사람들이 백자대호라고 하지 않고 달항아리, 달항아리 하고 불렀거든요.리움 미술관 달항아리가 이 얼룩이 있거든요.달항아리가 이렇게 좀 찌그러지는 건 흙 때문입니다.이렇게요.이걸 보고 김환기 화백은 충분히 사랑했다. 이제 마음을 비웠다며그리고 세월이 흘러, 달항아리는 이제 박물관에 있습니다.북한군에게 바칠 때도 있고, 미군과 함께 온 경찰에게 바칠 때도 있고.달항아리, 이름부터 너무 예쁘죠.국보와 보물이 되려면 달항아리가 최소 40센티미트가 돼야 하는데이 책은 달항아리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펼쳐져요.억척네와 세 아이들에게 달항아리는 보물 항아리였어요.그냥, 그 앞에서 내가 좀 무너져도 괜찮은 느낌이랄까요.아팠던 기억이 우리 인생을 아름답게 만드는 무늬가 되죠.차도 타지 않고 집까지 걸어갔는데 그렇게나 행복한 표정이었다고, 고화랑 주인이 회고를 했죠.예전에는 백자대호나 대항, 그러니까 커다랗고 하얀 항아리라고 불렀는데요.한국 현대추상의 대표 작가인 수화. 나무 수, 대화할 화. 해서 나무와 이야기를 나누는 수화 김환기 화백과어느 날, 찾아온 할머니가 이래요.수화 김환기 화백이 얼마나 달항아리를 좋아했냐면요.그래서 어떤 달항아리도 보면 허리에 붙인 자국이 있습니다.일본인 주인이 아끼던 수집품 다 버리고 도망가버리고이 귀한 달항아리 좀 보실래요?그런데 그 덕분에 몇 개 없으니까 희소성을 갖게 되었습니다.그런데 전쟁이 납니다.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초반 조선은김환기 화백은 달항아리 사랑이 유난했습니다.누구는 좀 더 찌그러졌고, 누구는 좀 더 어깨가 솟았고.아니나다를까 얼마전, 25년 3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달항아리가 41억원에 낙찰됐어요.이 얼룩이 꼭 달 크레이터 같지 않나요? 진짜 달 같아요.일본인 지주집에서 식모로 일하던 억척네가 달항아리를 챙겨 옵니다.참 마음 아픈 대목이 있어요.달항아리는 내내 한 사람을 기다려요.사치는 국가 차원에서 금지됐고, 화려한 자기를 다시 만들 수 있을 때까지이걸 더 보기 좋다고 느낀 어느 도공과 그걸 인정하고 더 감탄했을 어느 선비.그런데!윗부분과 아랫부분의 두께가 조금씩 차이 나겠죠.-----------------------------------------------이분들이 샀기 때문에 해외 컬렉터들 사이에 "그래애? 달항아리가 뭐길래?"하고 더 소문이 났다죠.유홍준 당시 문화재청장이 직접 쓴 설명입니다)그렇게 우연히 만들어지다보니까 달항아리가 비슷한 거 같아도 다 다르게 됐잖아요.그러곤 떡을 해서, 배고프다고 엉겨붙는 아이들 뿌리치고 떡을 바쳤대요.이 조건을 맞추는 건 전세계 40개? 될랑말랑이거든요.<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어 서서>라는 저의 최애 책 중 하나인데요.부산으로 피난가면서 달항아리를 다 두고 갔는데, 돌아오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죠.음. 부잣집 맏며느리 같다는 건 어떤 걸까요?"에잇 완벽하게 만들고야 말겠어!" 던져서 파사삭. 이러는 게 아니라2023년 기준으로 국보와 보물 다 합쳐서 일곱 개고요.이런 걸 상상하면 저는 우리 쫌 멋진데? 싶어요.전쟁동안 혼자 남아 집을 지켰던 달항아리.이게 된장 간장을 담아놨다가 배어나온 것이라고 하던데요.제가 시작할 때달항아리를 수십 개나 수집을 했는데,달항아리 제조방법억척네의 딸이 이렇게나 할머니가 되도록 세월이 흘렀습니다.3년 만에 집으로 돌아와보니 그렇게 아꼈던 달항아리들이 온통 깨져 있었대요."나의 미에 대한 눈은 우리 항아리에서 비롯됐다"라고 하셨대요.그러고는 전쟁 동안 필요할 때마다 살짝살짝 꺼내 쓰는 거죠.아이에게 떡은 못줘도 생명을 지켜주는 거예요.어떻게 인간이 완벽한 걸 만들겠어요.그나마도 경제가 살살 회복되기 시작해서 커다란 항아리를 만들었지만(이분 취향 확고하심 ㅎㅎ)그러다가 한국 전쟁이 터집니다.힘의 균형이 어긋나거나 수분이 증발하면서 한쪽이 살짝 주저앉는거죠.요즘 해외 아트 컬렉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