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세상]언론개혁의 줄탁동시 > 갤러리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갤러리

[미디어세상]언론개혁의 줄탁동시

페이지 정보

작성자 행복이 댓글 0건 조회 1회 작성일 25-06-16 07:50

본문

대통령실이 브리핑 때 기자들의 질문하는 모습도 카메라로 직접 국민에게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기자와 언론의 투명성과 책임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한다.
출입기자 제도를 개편하고 개방형 브리핑 방식으로 바꾸려는 정책이 노무현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이다. 하지만 언론계는 언론자유 탄압이라며 거세게 반발했고 여론도 비판적이었다. 이른바 ‘프레스 프렌들리’를 내건 이명박 정부에서 기자실은 부활하고 취재 시스템은 과거로 돌아갔다. 그러나 국경없는기자회가 발표한 나라별 언론자유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노무현 정부 시기 역대 최고인 31위(2006년)를 기록했으나 이명박 정부 시기에는 ‘입틀막’ 논란이 일었던 윤석열 정부 때보다 낮은 69위(2009년)로 추락했다. 그 ‘프렌들리’는 공영방송 낙하산 인사와 친정권 언론 유착을 포장한 것에 불과했다. 개혁은 사실상 좌초되고 출입처 중심의 취재 시스템이라는 한국적 관행의 폐해는 그대로 이어졌다.
또 2019년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사건 당시, 검찰이 던져주는 정보에 휘둘리는 언론 보도를 향한 비판이 높았고 취재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쏟아졌다. 이에 2019년 11월 엄경철 KBS 보도국장은 출입처 중심의 취재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선언했다. “시민의 삶 속으로, 시민사회 속으로 카메라 앵글이 향하기 위해 모든 부서에 주제 이슈 중심의 취재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탐사, 기획 취재 중심의 구조로 바꾸겠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쉽지 않겠지만 가야 할 길이고 공영방송이 선도한다는 점에서 학계와 시민단체는 주목했고, 언론계 확산을 내심 기대했다. 하지만 몇달 뒤 닥친 코로나 팬데믹과 내부 동력 미흡으로 인해 큰 변화의 흐름을 만들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논란에 휩싸이고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는 언론자유 탄압이 이어지면서 내부 개혁에 대한 관심은 뒷전으로 밀렸다.
이제 다시 언론 내부에서 개혁의 불씨를 지펴야 할 때다. 이는 절박한 생존의 문제이기도 하다. 가마솥 안 개구리는 뜨거운 물에서는 놀라서 금세 뛰쳐나오지만 물이 서서히 데워지면 유유히 헤엄치고 노닥거리다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고 한다. 이미 언론이 담그고 있는 가마솥 물은 끓기 직전이다. 언론에 대한 불신과 조롱을 넘어 혐오와 공격이 기승을 부리는 것이 그 분명한 징후다. 출입처에 의존하면 기자나 언론사로서는 적은 노동으로 손쉽게 기사를 생산할 수 있다. 매우 효율적인 기사 생산 시스템인 셈이다. 출입처에서 주는 정보와 자료를 중심으로 하고 보충 취재를 한다고 하더라도 출입처의 관심과 견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다. 그 결과 기사는 획일화되면서 정작 시민의 관점이나 삶과는 멀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필연적으로 언론 보도의 품질과 신뢰 저하를 가져왔다.
사실 어디나 내부 개혁은 참으로 어렵다. 대체로 익숙하고 편안한 것으로부터의 결별은 번거롭고 불편하며 불안을 동반한다. 그에 따른 반발과 거부감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화석처럼 굳은 상태로는 급변하는 환경과 시민들의 눈높이에 부응할 수 없다. 늘 새로운 활력은 새로운 변화에서 돋아나온다. 공영방송을 비롯한 언론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제도 개선은 언론개혁의 우선 과제이며, 언론 보도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방안 마련도 시급하다.
그것만으로 언론개혁은 완성되지 않는다. 시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보도와 관점을 어떻게 생산할 것인가가 개혁의 내용물을 구성한다. 취재 방식의 개혁이 없다면 헛껍데기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무현 정부 시기에 비해 언론개혁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뿐 아니라 언론계 내부 공감대도 훨씬 깊어졌다. 줄탁동시.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려면 새끼와 어미 닭이 안팎에서 서로 쪼아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언론의 신뢰 회복이라는 건강하고 활기찬 병아리가 탄생하기 위한 내부 성찰과 개혁이 절실하다. ‘나중’이 아니라 ‘지금’.

인스타 좋아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 게시물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접속자집계

오늘
514
어제
1,957
최대
4,214
전체
2,225,729

메일보내기 페이스북 바로가기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c.p :82 -10 - 9500 - 2162

Copyright 2018 © kimyoosung.com All rights reserved.